2. G's Playlist
- Editor G

- 2021년 2월 7일
- 1분 분량
그래서 나는 아침엔 <Man In The Mirror>을, 저녁엔 <그대 내 품에>를 듣는다. 일요일 오후 3시엔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12월 25일엔 <Last Christmas>를 부른다. 내가 사랑하는 노래들을 담은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해둔 채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것. 이것이 나의 소중한 취미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일기와 기호에 따라 노래를 고르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예사롭고 평범한 순간이 영화의 명장면처럼 새뜻한 빛으로 물든다. 보잘것없이 느껴지던 내가 주인공이 된다. 찰나가 영원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발휘한다. 스쳐지나갈 뻔했던 순간을 노래는 정갈히 포장해 이따금씩 떠올리면 웃음이 나는 기억의 조각으로 내게 선물한다. 끝이라는 말은 두렵고 꺼려지지만, 노래를 들을 때면 끝이 존재하기에 아름답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3, 4분 남짓한 시간이 흐르면 한 곡이 다한다는 걸 알면서도 웃음이 나는 이유다. 다른 노래가 곧 시작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취미가 생긴 후로 나는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해득하고, 말로에 대한 두려움을 덜게 되었고, 영원토록 간직하고 싶은 기억이 많아졌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도 노래를 듣는다. 오래도록 오늘과 내일의 노래를 고민할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주제로 짤막한 글을 쓰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얼마의 고민 없이 써내려갔던 제 첫 대학 과제물의 일부랍니다.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막힘없이 쓸 수 있었던 건 제가 좋아하는 이 일에 대한 단단한 애정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 '좋아하는 일'을 물었을 때,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여러분에게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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