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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

  • 작성자 사진: Editor G
    Editor G
  • 2023년 9월 27일
  • 2분 분량

청춘의 얼굴을 닮은 다섯 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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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아다치 미츠루, <러프>


아무리 멋진 그림이라도 처음에는 러프한 스케치부터 시작한다. 몇 번이고 선을 그리며 스케치를 해나가다가 그 속에서 자기 자신만의 선을 찾아내야 한다. 터치와 H2, 그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러프>다. 총 6권의 짧은 호흡으로 구성되어 있어 아다치 미츠루 입문작으로 탁월하다. 동그랗고 다부진 눈매의 두 주인공을 보고 있자면 촉촉하고 청량한 물 내음이 풍기는 것 같다. 사랑스럽지만 결코 여리지 않은, ‘이것이 바로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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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이가라시 다이스케, <리틀 포레스트>


겨울 끝 무렵에는 어김없이 폭풍우가 몰아친다. 그런 날은 눈보라와 봄볕이 어지럽게 교차하며 폭풍이 몰아친다. 난 파란 빛과 먹구름으로 반씩 갈라진 하늘을 봤다. 단조롭고 미미한 이야기, 그것만이 줄 수 있는 분명한 위로가 있다. 자연스러운 맛이 좋다. 볼펜으로 슥슥 그려낸 듯한 터치, 분명 흑백임에도 푸르고 노란 빛으로 채워진 것 같다. 풍요로운 자연의 힘을 입어 오늘도 요리하는 그 마음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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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조르주 페렉, <사물들>


작고 뒤죽박죽인 아파트였지만, 산책과 영화, 함께하는 우정 어린 식사, 멋진 계획들이 있어 달콤했다. 그들은 불행하지 않았다. 찰나적이고 아스라한 삶의 행복들이 일상에 빛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펭귄 북스의 책을 좋아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표지가 예쁘다. <사물들>의 민트색 표지는 특히 예쁘다. 정신을 상쾌하게 만들어 줄 것만 같다. 1960년대 프랑스의 실비와 제롬, 우리는 결국 같은 청춘이다. 그 처절함이 어째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괜히 움찔대게 된다. 이렇듯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소설이 반갑다. 흡인력 있고 유려한 문장에 금세 빠져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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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이 모든 걸 말하는 나, 나는 왜 이 책을 쓰는가? 이 책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내 꿈속에서는 완벽했지만 쓰기 시작하면 불완전해진다. 그러므로 쓴다. 흔들리는 청춘을 위한, <불안의 책>이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기분. 그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는 건 꽤 위로가 되는 일이다. 잘게 조각내어진 글들로 촘촘하게 구성된 책은 선형적으로 따라가기 보다는 머리맡에 두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보는 편이 좋다. 마치 마법의 고민 해결책처럼 번뜩이는 해답을 제시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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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미키 사토시,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눈에 띄지 않는 맛. 대단하지. 맛있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간단한 거야. 그녀는 애써 부정하지 않는다. 어중간하면 어때. 평범함에도 그만한 맛이 있어! 라고 외칠 줄 안다. 미적 감각이 부족해도, 운이 좀 없더라도, 이 무난한 일상에 고군분투할 줄 아는 것만으로 비범하다. 보통의 삶에도 의외의 힘이 있다. 우스꽝스러운 선글라스를 끼고도 잔뜩 사랑스러운 그녀가, 그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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